세계 양대 카지노 도시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중국령 마카오. 라스베이거스가 카지노 산업의 상징성을 가진 도시라면 마카오는 규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8개 업장을 가진 마카오 카지노의 지난해 수익은 무려 450억 달러(47조2410억 원), 라스베이거스의 7배가 넘는다. 강원랜드의 2012년 순수익은 3062억 원으로 마카오의 1/157 수준.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이렇게 돌출한 건 도박장 말고도 볼거리가 많기 때문. 카지노 복합리조트호텔인 '시티 오브 드림'은 카지노, 호텔, 공연장과 수십 개의 명품 매장이 들어서 있다. 베네치안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궁전을 옮겨온 듯한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하지만 도박, 범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민. 그래서 마카오 정부는 대규모 컨벤션과 모터쇼를 유치하고 다양한 스포츠와 레저 시설 건립에 나서고 있다고.

카지노는 '작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카자(casa)가 어원이다.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이 소유했던 사교 ·오락용 별관. 도박장으로서의 카지노는 18∼19세기 유럽 각지에서 개설됐다. 지중해에 면한 남프랑스의 칸과 니스, 1861년 개설된 몬테카를로(모나코 왕국)의 카지노가 유명하다. 서부 개척기 이래 도박이 성했던 미국에선 19세기 중엽 미시시피강에 떠 있던 200여 척의 호화판 도박선이 현대적 카지노의 시작.

우리나라에선 1967년 카지노 사업이 시작됐고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는 1999년 개장됐다. 폐광 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세워졌다. 상당기간 호황을 누렸지만 요즘은 매출이 정체되는 추세. 부작용도 적잖아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해마다 10여 명에 이르고 자해소동도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 지역 등에 카지노 설치를 추진 중이어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샌즈 그룹이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를 조건으로 6조5000억 원 규모의 매머드 복합 리조트 투자계획을 제안했다고. 성사된다면 세수가 적잖을 테니 부산시로선 귀가 솔깃할 터. 하지만 영종도에 이미 대규모 복합 카지노가 세워지고 있는 마당이어서 사업성은 미지수. 마카오, 싱가포르 등 선발업계의 견제도 만만찮을 터. 부산의 관문이자 앞마당인 북항 지역을 야한 조명이 번쩍이는 대규모 카지노 호텔들이 점령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서병수 시장의 첫 작품이 하필이면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먹는 도박산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