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1-10-05 19:47:5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로 인해 비일상의 삶을 보내고 있는 요즈음 우리가 타의에 의해 잊고 지나가는 것이 너무 많아 씁쓸함을 금하기 어렵다. 특히 위대한 예술가들의 죽음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게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실 작년에도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와 현대음악작곡가 펜데레츠키가 세상을 떠났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언급이 필요없는 영화음악의 대가이고 수많은 작품들이 그를 대변하고 있지만 펜데레츠키는 대중들에게 익숙하지는 않아도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현대음악작곡가였다.

연주하는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그가 1961년에 내놓은 ‘희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는 당시 현대음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52명의 현악기만으로 다양한 음색과 음향을 만들어낸 이 작품 이 후 음향작곡이란 새로운 사조가 나왔고 펜데레츠키는 늘 현대음악의 최선봉에 서 있었다. 친한파였고 한국에도 자주 내한을 했으며 그의 교향곡5번은 코리아란 제목이 붙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지난 9월 2일 96세로 그리스의 국민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우리 곁을 떠났다. 펜데레츠키나 이 테오도라키스를 보면서 정말 이제는 이들이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오도라키스는 언뜻 이름이 낯설지만 60~70년대의 영화인 ‘희랍인 조르바’, ‘페드라’ 등을 올드 팬들은 다 기억 할 것이다. 테오도라키스는 바로 이 영화음악의 작곡가이다. 그리고 아그네스 발차와 조수미의 노래로 유명한 ‘기차는 8시에 떠나네’란 노래 역시 그의 작품이다. 이 곡은 연인들의 이별을 노래하지만 사실 정치에 희생되는 젊은이들의 슬픈 사랑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노래이다. 테오도라키스는 작곡가이자 그리스의 독재정권에 항거한 정치적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마디로 그리스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60~70년 대 그리스의 독재정권에 저항했고 망명까지 했다가 이 후 바뀐 정권에서는 우파로서 정당활동도 했다. 피아니스트 파데레프스키는 폴란드의 대통령까지 지냈지만 사실 음악가들중에서 이렇게 평생을 투쟁하며 정치에 참여한 것으론 이 테오도라키스가 가장 두드러질 것이다. 그리스 국민에겐 아름다운 음악과 투쟁으로 점철된 평생의 행적은 그를 국민작곡가로 여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테오도라키스의 작품은 대부분 영화음악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정말 유명한 대곡은 ‘모두의 노래‘(canto general)라는 작품이다. 이 곡은 칠레의 저항시인 네루다의 서사시에 곡을 붙인 오라토리오로서 1970년 동병상련의 이 두 거인이 망명지 파리에서 처음으로 조우하면서 역사적인 작곡이 구상되었다. 이후 1973년에 아르헨티나에서 먼저 초연이 있었고 칠레의 연주도 계획했지만 군부의 쿠데타로 무산되었다가 1993년에야 칠레의 초연이 이뤄졌다. 1983년에는 뮌헨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또 연주가 되었다. 지금 나와 있는 음반은 이 때의 실황공연이다. 사실 이 작품이야말로 테오도라키스의 진정한 대표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사상과 의지, 그리고 50대 작곡가의 원숙한 음악적 표현력이 적절히 어우러진 대작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음악계에선 거의 연주가 되지 않는 작품이라 음반으로 감상을 권유하고 싶다.

예술과 조국 정치 민중, 이 모든 것들이 테오도라키스에겐 하나의 단어였고 그는 그것을 위해 평생을 몸으로 실천해 온 위대한 작곡가였다. 이제는 전설로 남겨진 이 위대한 작곡가들! 위맹한 코로나의 횡포에서도 우리가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남긴 위대한 작품들을 다시 반추하는게 진정한 코로나의 극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곡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3. 3근교산&그너머 <1308> 전남 장흥 억불산
  4. 4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5. 5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6. 6“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7. 7'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8. 8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9. 9[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11> ‘쥘부채’
  10. 10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1. 1“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2. 2"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3. 3尹대통령 지지율 3%p 오른 32%…"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57%
  4. 4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보고 사실상 무산
  5. 5대통령 집무실·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6. 6北 이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핵실험 계획 공개 가능"
  7. 7여야 예산안 합의 불발…법정시한 내 처리 미지수
  8. 8박영선 분당 가능성 또 언급
  9. 9[뭐라노] 산은 부산 이전 로드맵 짠다
  10. 10[뭐라노]내년부터 유통기한-소비기한입니다
  1. 1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2. 2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3. 3'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4. 4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5. 5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6. 6“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7. 7에어부산, 부산~삿포로 2년9개월 만에 운항 재개
  8. 8외국인, 올 상반기 부산에서 482만6000㎡ 토지 보유
  9. 9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초읽기…정부, 발동 준비 착수
  10. 10경제 9분기 연속 성장세...소상공인 체감경기 2달 연속 악화 왜?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민간사회안전망운동 양덕2동위원회, 김장김치로 사랑 나눠요
  3. 3고속도로 달리던 택배차, 작업 인부 들이받아 2명 사망
  4. 4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5. 5김해시 투자 유치 ‘대박’…지역 경제활성화 청신호
  6. 6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징역 15년 구형
  7. 71달 만에 또 숙취운전... 부산경찰 직원 직위해제
  8. 8용돈 못 받아 홧김에…60대 노부 폭행한 30대 아들
  9. 9부산 울산 경남 아침 어제보다 더 추워...낮 4~9도
  10. 10정진웅 독직폭행 무죄 확정
  1. 1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2. 2폴란드,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토너먼트 진출...호주도 16강 행
  3. 3[조별리그 프리뷰] 이변의 연속 일본, 스페인 꺾고 죽음의 조 통과할까
  4. 4대표팀 호날두 페널티킥 주의보..."혜택 논란 일 정도로 천재적"
  5. 5불명예 기록 줄줄이…카타르 쓸쓸한 퇴장
  6. 6벤투 감독 빈자리 코스타 수석코치가 메운다
  7. 7네덜란드 vs 미국, 잉글랜드 vs 세네갈 16강 격돌
  8. 8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2일
  9. 9NC, FA 노진혁 보상선수로 안중열 지명
  10. 10'좌완 112승' 차우찬, 롯데서 마지막 불꽃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범위 확대를 바란다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킬리만자로의 눈
얼짱 축구선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자기 주장만 있는 예산 심의 국민이 용납 못한다
고리2호기 연장, 반쪽 공청회로 밀어붙일 일 아니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