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한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 수상식에 다녀왔습니다. 수상을 한 아이 중 유독 키가 작고 유치원생 같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뒤뚱거리며 무대를 오르는 그 아이를 보고 귀여우면서도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었습니다. 키가 자라지 않는 장애를 가진 그 아이는 ‘엄마의 특별한 딸’ 감사편지를, 엄마는 애틋한 부모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낭독했습니다. “엄마,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저를 사랑해주시고, 딸처럼 소중하고 예쁘게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를 만나면서 제 앞길도 새롭게 펼쳐지고 여기까지 온 것은 언제나 한결같이 제 편이 되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입니다. 제가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오늘보다 내일보다 더 나은 최고의 딸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에게 감사함을 표현하여 힘이 되어주는 것을 보며 저절로 눈시울이 젖었습니다. 감사함을 느낀다는 것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같은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한 일이 많은 사람이 감사를 잘 표현할까요 감사함을 잘 느끼는 사람이 감사를 잘 표현할까요. 마음은 있되 감사를 표시 못하는 사람은 좋은 선물을 예쁘게 포장을 했으나 전달하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사일기 또는 감사목록을 적거나 감사기도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가족이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감사했던 일 세 가지를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 연예인은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도 고양이가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는 일화처럼 그 대상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애완견이나 사물, 자연에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것부터 감사함을 찾는 것이 더 많은 감사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저에게 감사함은 사회공헌 활동의 밑거름입니다. 감사함을 표현하는 사람은 마음이 더 따듯한 경험을 합니다. 지난 9일 홀로서기를 앞둔 보호종료아동 자립 준비 후원 행사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산타원정대 행사가 있었습니다. 어린이재단 나눔대사인 배우 고두심 씨는 종일 행사를 도와주었음에도 스스로 더 가슴이 따듯하고 훈훈해졌다고 전합니다. 참석한 후원자 대부분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더 좋아지고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글로 적으면 당연한 일이 감사한 일로 바뀌어 걱정과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우울증에 대해 큰 저항력을 갖게 되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힘과 회복 탄력성을 높여줍니다. 엔도르핀보다 4000배 강하다고 알려진 다이도르핀이 솟아나서 항암효과 또한 있다고 합니다. 감사를 잘하는 사람은 성공한 때에도 자만에 빠지지 않고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 줄 알고 배려하는 인격을 갖추게 되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어려울 때일수록 감사한 것을 찾아서 불안에 빠지지 않고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CEO의 감사 경영은 기업을 성장으로 이끕니다. 감사함을 느끼는 마음은 다시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져서 배려하는 사람으로서 인격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감사는 저절로 계속되는 선행의 순환을 시작하게 합니다. 감사를 잘하는 사람들은 꼭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가진 것에서 좋은 측면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자신의 감정은 실제로 일어난 일보다 그 일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 삶의 행복도가 높아집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 때 만족감을 더 느끼게 되고 불행감은 잘 느끼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감사는 마음을 긍정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정신훈련입니다. 자주 감사함을 표현하면 긍정적인 기분이 형성되고 뇌 회로가 강화되어 더 긍정적인 기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7회를 맞이한 전국 초중고등학교 감사편지 공모전에 4839개의 학교에서 38만1008통의 감사편지가 왔습니다.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 작가는 “감사편지를 읽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만났고 세상에는 감사할 일이 이렇게 많았구나!”를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감사해야 할 대상이 부모·자식이든, 배우자이든, 직장동료 또는 이웃이든, 동물이든, 나 자신이든, 어떤 순간이든 감사할 마음을 갖는 일 자체가 자신을 퐁요롭게 해줍니다.

이 칼럼을 적으면서 감사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마음이 따듯하고 행복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과 감사목록을 작성하고 감사표현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가장 축복 받는 사람이 되려면 가장 감사하는 사람이 되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당장 누군가에게 작은 것부터 감사의 말을 전하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