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울산 주민의 숙원인 부산 가덕신공항의 개항 시기가 2029년으로 확정됨에 따라 남은 절차와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천공항에 이은 제2 관문공항이라는 상징성에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필요한 선행조건 해소라는 실질성까지 갖추려면 주변 여건이 때에 맞춰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보상 일정 단축을 위한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교통망 확충을 위한 청사진은 이미 제시된 상태다. 개항 시기가 애초보다 5년 이상 빨라진만큼 기존 로드맵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법 정비와 인프라 완비를 위해 부산시 등 관계기관의 계획 수정과 추진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위치는 가덕도 최남단이다. 부산 내륙에서 가덕도까지 가덕대교가 놓여있으나 공항 예정지까지는 도로 하나뿐이다. 공항이 열리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이것으로 부족하다. 정부 계획에 포함돼 있거나 부산시가 추진 중인 이 일대 도로 철도 도시철도 개설 사업은 대략 6~7가지다. 문제는 속도다. 부산신항과 가덕신공항을 연결하고 이를 다시 부산 경남 내륙과 잇는 작업이 제때 완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부산시가 시장 공약으로 추진 중인 BuTX(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는 성사되기만 하면 공항에서 북항까지 15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하다. 2조 원 넘는 사업비 조달과 공법 난제를 풀고 꿈의 노선을 실현시킬 책임이 부산시에 있다. 엑스포 현장인 북항 재개발 완공, 미군 55보급창 이전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개항이 목표 연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주와 어민 보상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통상 보상금 산정과 실제 보상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보상 단계에서 시간을 끌면 5년 내 개항이라는 전체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다. 설계 이후가 아니라 기본계획만 끝나도 곧바로 보상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법을 국회에서 한시 바삐 처리할 필요가 있다. 전담기관을 설립해 공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가덕신공항건설공단법도 급하다. 국회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대형 국책사업마다 발목을 잡던 환경파괴 논란이 적기 개항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국수봉 절취와 바다 매립 과정에서 예상되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 역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안에 기본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 1년간 기본 및 실시설계와 보상을 끝낸 뒤 계획대로 12월에 착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빠듯하다. 다행인 점은 엑스포 이전 공항 개항을 향한 대통령 의지가 분명하고, 가덕신공항 성사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던 야당도 협조를 다짐한다는 사실이다. 수도권 일각에서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시각이다. 이번이야말로 부산시가 정부, 국회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관문공항 조기 개항과 엑스포 유치라는 두 가지 목표를 기필코 달성해내는 역량을 증명해 보일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