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설] 항운노조 비리 악순환, 언제까지 봐야 하나

일부 간부 승진 대가 금품수수 인정, 독점 권한과 부실 시스템 보완할 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9-20 19:41:3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항운노조 간부 등 조합원들이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승진 비리 등으로 노조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뒤 지난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노조 간부들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부산지검은 항운노조 일부 지부에서 조장과 반장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해 지난 7월 노조 간부 3명을 체포하고 집행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뒤 노조원 20여 명을 배임수죄 등 혐의로 기소했다. 항운노조 한 지부의 전 지부장 등 조합원 6명은 배임수재 혐의로 이미 재판받고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많아 앞으로 기소 인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취업 비리가 끊이지 않았던 항운노조는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조합원의 금품 수수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자정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내부 비리는 되풀이됐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이 진행한 첫 공판에서 항운노조 전 지부장 A 씨 등 조합원 6명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A 씨는 2019년 5월 반장으로 승진하려면 3000만 원 정도 있어야 한다는 말을 전달해 B 씨에게서 3000만 원을 받는 등 두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다. A 씨는 조합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금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회원이 되게 해달라는 청탁을 들어주고 같은 지부 반장인 C 씨와 청탁금 명목의 5000만 원을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항운노조는 2019년 검찰의 대규모 채용 비리 수사 이후 채용독점권을 내려놓고 공개채용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돈을 받고 ‘조합원으로 취업’ 시켜주는 채용 관련 비리는 표면상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반면 승진 비리는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항운노조 측은 이번 일을 조직적인 범행이 아니고 개인적 일탈이라고 했다. 항운노조는 기업 등 취업 후 조합원이 되는 통상적인 노조 가입 형태와 달리 먼저 조합원이 되어야 항만업체에 취업할 수 있다. 부산항운노조의 경우 24개 지부가 있는데, 지부장이 조합원 채용과 감독 권한을 가진다. 지부에서 조장이나 반장 등으로 승진할 때 지부장이 추천하고 집행부가 이를 승인하는 구조다. 이를 악용한 간부급 인사들의 승진 대가 금품수수 관행이 조직 내부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두노조가 1979년 항만노조로 이름을 바꾼 뒤 이듬해 운수노동자들이 설립한 운수노조까지 흡수해 확대 출범한 항운노조는 항만 내 물류에 대한 독점적인 위치에 있다. 전국 최대의 항만물류도시 부산에서는 안정적인 직장이다. 그동안 공채 대신 지인을 통한 취업이 대다수여서 수시로 취업 비리가 불거져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조합원 조장 반장 지부장 조합장 순으로 이어지는 직위와 권한을 얻기 위한 내부 승진을 두고도 비리가 생겼다. 항운노조의 특수한 구조와 부실한 내부 시스템으로 인한 비리를 끊을 제도 보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피란수도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제동
  2. 2[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54> 충청도 새뱅이
  3. 3김도영 연봉 5억…역대 4년 차 최고
  4. 4“인생 2막 성공하려면…독서하라, 멘토 정하라, 명상하라”
  5. 5교통비 환급되니 버스·도시철 더 탄다…동백패스 선순환
  6. 6첫날부터 北 핵보유국 인정…‘한반도 비핵화’ 접나
  7. 7마린시티 ‘영화의 거리’ 노후…12년 만에 손 보기로
  8. 8국회 계엄군 영상에…尹 “해제의결 딴 곳서 하면 돼” 황당주장
  9. 9탄핵심판대 직접 선 尹 “부정선거 밝히려 계엄”
  10. 10기능 중복·조직 비대화 지적에 부산테크노파크 ‘7단 3실’로 조직개편
  1. 1국회 계엄군 영상에…尹 “해제의결 딴 곳서 하면 돼” 황당주장
  2. 2탄핵심판대 직접 선 尹 “부정선거 밝히려 계엄”
  3. 3崔대행, 방송법 등 3건 거부권…“대안 재논의 취지”
  4. 4野 “檢이 경호처 수사 제동…내란특검 필요” 압박
  5. 5김미애 의원, 중국인 건보 무임승차 방지 법 개정안 발의
  6. 6“사하구민 생활개선 공약이행, 앞으로도 노력할 것”
  7. 7“영장판사실 노린 계획적 습격”…직원, 자판기로 문 막고 저항
  8. 8정권연장 48.6% 교체 46.2% 팽팽…국힘 지지율 46.5% 5주 연속 상승
  9. 9일부 국민의힘 김해시의원 ‘빨갱이 운운 발언’ 파문
  10. 10與 “분노 원인 안 살피고 폭도 낙인”…野 “사법부 판단 부정·선동한 與 탓”
  1. 1기능 중복·조직 비대화 지적에 부산테크노파크 ‘7단 3실’로 조직개편
  2. 228일 서울→부산 귀성길 최대 7시간 40분(종합)
  3. 3공모주 장기보유 배정물량 확대…기관투자 ‘단타’ 막는다
  4. 4주가지수- 2025년 1월 21일
  5. 5스타벅스 톨 사이즈 음료, 24일부터 22종 가격인상
  6. 6유상증자 철회 금양, 해외투자 유치 추진
  7. 7성장 둔화 카드사, 고객 홀대…6개월 무이자 할부 또 없앴다
  8. 8한은 “계엄사태, 환율 30원 올리고 성장률 0.2%p 낮춰”
  9. 9부산신보 ‘코로나 청구서’ 2007억 변제
  10. 10트럼프 취임 첫날 韓경제·업계 '혼란'…정부 "대표단 美 급파"
  1. 1‘피란수도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제동
  2. 2“인생 2막 성공하려면…독서하라, 멘토 정하라, 명상하라”
  3. 3교통비 환급되니 버스·도시철 더 탄다…동백패스 선순환
  4. 4마린시티 ‘영화의 거리’ 노후…12년 만에 손 보기로
  5. 5형제복지원 해외입양 진짜였다…진실화해위, 최소 31명 확인
  6. 6부산남구문화재단 9월 문 연다…정관 제정 등 설립작업 본격화
  7. 7부울경 시도지사, 수도권 일극체제 맞대응 논의키로
  8. 8정원보다 80여 명 더 온 청중 ‘메모 열기’…휴식시간 ‘깜짝 탱고쇼’ 분위기 달아올라
  9. 9檢, 서부지법 침입·난동 63명 영장 청구
  10. 10블랙요원 기밀 유출 군무원 징역 20년
  1. 1김도영 연봉 5억…역대 4년 차 최고
  2. 2롯데 대만전훈 참관단 모집
  3. 3김하성, 이정후와 한솥밥? MLB닷컴, SF행 불지펴
  4. 4MLB 3089개 안타 전설 이치로,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성할까
  5. 5바도사, 호주오픈 女단식 4강 선착
  6. 6프로농구 PO 4월 12일 점프볼
  7. 7KLPGA 4월 부산서 국내 개막전
  8. 8‘윤나고황’·손호영 억대 연봉 진입
  9. 9“내 강점은 핸들링·빠른발”…군필 기대주 롯데 한태양 [부산야구실록]
  10. 10손흥민 침묵한 토트넘, 리그 3연패 수렁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충성파로 내각 채우고 입법부까지 장악…트럼프 폭주 예고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美공장 지어 무역장벽 우회…‘미국통’ 등용 네트워킹 강화도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市 노동안전보건센터, 조속한 설립 필요하다
기후문제에도 정의로와야 할까?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영원히 기억을 쌓아가야 할 부산포
부산 원도심 부활에 대한 근원적 생각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탈핵, 독일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
싱크홀, 부산시는 후진 행정을 할 것인가?
국제칼럼 [전체보기]
을사년 탄핵 정국 속 부산은
의정갈등 1년, 국민 생명 볼모 끝내야
기고 [전체보기]
대학가에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담임 포기 두 배…예비교사 교육 바뀌어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기관장 잔치’된 체전 폐회식…선수가 주역인 축제 만들자
불운의 사고로 치부한 경찰…기강해이 드러나자 여론 반전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이형(고종),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 그들의 계엄
“Busan is good”, Really?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조선시대 조상들의 고독 대처법
‘정년이’로 돌아온 여성국극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오징어 게임2’, 국내 반응 미지근한 이유
기로에 선 한국 경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도청도설 [전체보기]
옥중 메시지
건강하게 사는 길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환자가 알면 좋을 5가지
지혜와 재생의 새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사하구 노포 맛집
2024 B-FOOD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뇌력 키우기 3원칙 ‘머리 쓰기’
사설 [전체보기]
트럼프 첫날 ‘미국 우선’ 질주…세계 초긴장
탄핵 변론에 나와서도 부인만 거듭한 ‘윤’
세상읽기 [전체보기]
야간근무, 유방암, 그리고 산업재해
점점 가난해지는 부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위기 본질과 노인 연령의 합리적 조정 방안
주치의 제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트럼프 2.0 그리고 대한민국 해양정책
K-조선 슈퍼 사이클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고환율의 명령
삼성전자가 빠진 함정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수능 폐지를 위한 10년 교육 실험
東明 강석진 선생의 40주기를 기리며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퇴계 이황과 서애 류성룡의 생가
공원묘원에도 명당은 있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위헌 대통령’ 퇴진과 함께 재발방지책도!
김정은보다 못한 미국 대선 대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유효기간
체크인, 체크아웃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겨울 나그네
부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자연’ 임신의 검정 강아지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패권 재건을 꿈꾸는 미국
지역의 가치와 소중함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