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를 정하는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8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당일 투표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부산시 재계 등이 ‘코리아 원팀’을 이룬 막판 총력전도 최고조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마치고 26일 귀국한 윤 대통령에 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파리로 향했다. 한 총리는 민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과 함께 마지막까지 가능한 모든 전력을 투입한다. 현재 판세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승패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혼전 양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제 총성 없는 전쟁과 같은 엑스포 경쟁에 승전보를 울리는 일만 남았다.

현지 분위기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사우디 왕실은 오일머니 공세를 강화하고 부산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민관이 합심해 유치 활동을 벌여 경합·박빙으로 따라잡은 결과다. 여세를 몰아 ‘코리아 원팀’은 파리의 마지막 유치활동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리야드의 오일머니 전략에 맞서 부산은 국제사회에 기여·연대한다는 가치와 반도체·배터리를 앞세운 중장기적 협력 기회 제공 등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열린 ‘BIE 대표 초청 오찬-2030 개발협력 파트너십’에 참석해 “70년 전 전쟁의 폐허에서 기적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대한민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도시인 부산에서 개발, 기후, 디지털 격차 문제를 국제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주프랑스대사관 주최 국경일 리셉션에는 최태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 등이 참석해 미래 비전이 선명한 부산의 ‘엑스포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BIE 대표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26일 엑스포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부산을 지지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한다. 일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엑스포 부산 개최가 확정되면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준비한 경험을 한국 정부와 공유하기로 했다. 부산은 엑스포를 통해 개도국 등이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은 엑스포를 세계인 누구나 참여해 고유의 문화와 기술을 소개하고 더 나은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는 화합과 연대의 장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란 주제가 그래서 나왔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가 당면한 도전과제 해결에 앞장서고 ‘세계 대전환의 등불’을 켜고자 한다. 불씨는 내일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