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인적 쇄신을 단행하리란 소식이다.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국정원 수뇌부 전격 교체에서 보듯 그 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사표 수리와 함께 1·2차장 동시 교체 카드를 꺼냈다. 국정원 내부 인사 파동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로 여겨진다. 인적 쇄신의 이유는 차고 넘친다.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준비하고 내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엄중한 한반도 주변 정세 관리와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으며 민생을 돌봐야 할 필요성이 크다. 국민이 납득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 발탁이 관건이다. 인적 쇄신은 국정 쇄신 의지를 평가하는 가늠자이다.

대통령실은 수석 6명 가운데 5명, 개각은 19개 부처 가운데 10개 부처 장관 교체가 점쳐진다. 총선 출마와 국정 쇄신 요구가 그만큼 크다. 대통령실은 국정기획수석을 제외한 정무 시민사회 홍보 경제 사회수석이 바뀌며 ‘2기 대통령실’로 개편될 전망이다. 개각 물망에 오른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중소벤처기업부 외교부 법무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다. 이 정도라면 ‘2기 윤석열 정부’라 할 만하다. 대통령실 참모들처럼 장관의 총선 차출 필요성도 크겠지만, 해당 부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라는 다그침일 수 있다. 이번 개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교체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윤 대통령 인사를 두고 말이 많았다. 대통령이 친분 있는 사람을 믿고 쓰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정도가 과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검찰 출신, 서울대 출신, 이명박 정부 출신 등이 주류를 이룬 인사를 ‘국민통합형’이라고 말할 순 없다. 이런 협소한 인재풀로는 복잡다기한 국내외 상황과 다양한 국민 정서를 수렴할 수 없다. 그러니 인사를 두고 뒷말이 생긴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마다 능력 검증보다는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가 관심 사항이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20명선이라면 야당이 어깃장을 놓았기 때문이 아니라 윤 대통령 먼저 “내 탓이오”라고 나서는 것이 순서다. 내년 총선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사정이 이러니 국민이 이번 인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장관급 인사의 나이를 낮추고 여성 인재도 더 발굴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는 대목을 주목한다. 대통령실 인사를 장관으로 이동시키거나 과거 정부 인사를 기용하는 ‘회전문 인사’를 답습해선 안 된다. 검찰이나 법조인 위주에서 인재풀을 더 넓혀야 한다. 인적 쇄신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특히 이태원 참사와 수재, 그리고 행정전산망 마비 등의 주무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교체 여부는 이런 국민적 관심의 바로미터라 하겠다. 윤 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면 야당도 발목잡기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견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