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신문사가 칸 초청작 제작…미디어 환경 대처의 산물

레드카펫의 화려함 이면 제작팀 헌신도 엿봤으면

  • 장세훈 기자 garisani@kookje.co.kr
  •  |   입력 : 2024-05-19 19:26:44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걸요? 왜요? 제가요?’ 요즘 유행하는 MZ세대의 ‘3요’다. 직장 상사의 업무 지시에 ‘3요’로 되묻는 젊은 직원들의 반응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영화 청년, 동호(Walking in the movies)’가 제77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 후 쏟아진 질문을 요약하면 딱 이 ‘3요’에 해당하겠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걸요?’다. 언론사, 그것도 신문사가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을 제작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이 질문은 지금까지 국제신문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쏟은 열정과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리라 본다. 국제신문이 처음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2020년의 ‘청년졸업 에세이’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 비프에서 상영됐다. 2021년에는 ‘10월의 이름들’을 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제26회 BIFF 와이드앵글-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다시 한번 ‘언론사 제작 다큐’로 화제를 모았다. 2022년에는 야구도시 부산,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를 둘러싼 팬들의 ‘애증’을 유쾌하게 풀어낸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를 제작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극장 개봉한 작품으로, 국내 신문사가 제작한 영화가 대형 배급사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청년, 동호’가 제77회 칸영화제 칸 클래식 부문에 초청돼 지난 16일 공식 상영됐다. 이 모든 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그동안의 역량이 바탕이 되었다. ‘이걸요?’라는 질문은 그동안의 작업에 대한 축하로 생각하고 싶다.

또 다른 질문은 ‘왜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날 미디어산업이 처한 환경에서 찾고 싶다. 최근 미디어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또 다른 크나큰 도전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제때 따라가지 못하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많은 언론사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영화 청년, 동호’를 제작한 부서가 소속된 국제신문 디지털 부문은 콘텐츠 강화로 방향을 잡았다. 디지털 부문을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위기를 극복하기엔 인적 물적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자연스레 콘텐츠 강화로 방향을 잡았다. 콘텐츠 강화로 방향을 설정한 후 신문사에서는 다소 낯선 분야인 다큐멘터리 영화에 도전하게 됐다. 다큐멘터리는 영상기록물이라 신문의 기획기사를 영상기록으로도 남기고 싶었다. 또, 기획기사를 영상콘텐츠로 만들어 보다 많은 영상세대에게 알리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제가요?’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때마다 ‘제가요? 왜요?’라는 물음이 하루에도 수없이 찾아왔다. 그만큼 다큐를 만들면서 많은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시작부터 완성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었다. 자료 수집과 섭외, 촬영과 편집 등 곳곳이 풀기 힘든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마음속에 ‘끝까지 밀고 나가야지’라는 채찍과 ‘제가요?’라는 반항의 두 자아와 씨름해야 했다. 특히 ‘제가요? 왜요?’라는 반항의 자아는 포기하고픈 달콤한 유혹이었다.

영화가 종합예술이듯 다큐멘터리도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고와 땀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 이들의 수고와 헌신이 없다면 결코 좋은 작품은 기대할 수가 없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어느 하나 녹록지 않았는데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힘을 보태며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이뤄낸 모두의 작품이다.

영화제의 레드 카펫은 화려하다. 그 화려함은 힘든 과정을 이겨냈기 때문에 더 빛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묵묵히 소임을 다해온 이들의 헌신이 있다. 레드 카펫을 보면서 이들의 수고와 땀도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5월의 신록이 유난히 아름다운 날이다. 사람들은 녹색의 향연에서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희망을 생각한다. 어쩌면 영화 같은 삶을 꿈꾸고 있을 지도 모른다. 화려한 삶을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다큐멘터리 같은 삶은 각광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다큐멘터리는 있는 사실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같은 삶을 인생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참여하고 보니 다큐멘터리에는 현실의 고단함이 녹아 있어 슬프다. 칸영화제 초청작과 상영이라는 기쁨보다는 ‘해냈다’와 ‘끝났다’라는 일종의 안도감이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빛처럼 스며든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간은 가고 5월의 칸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그 사람들이 다큐 영화를 통해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고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세훈 편집국 디지털부문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덕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나왔다…'Rising Wings'로 선정
  2. 2‘탑건’에 나온 美 항모 루즈벨트함 부산에 입항…국내 최초
  3. 3중금속 검사 안한 미끼용 멸치, 식용으로 판매한 유통업자 기소
  4. 4부산 사하구 "결혼하면 축하금 및 전세금 지원" 파격제안
  5. 5한한령 풀리나 했는데...부산 밴드 '세이수미' 공연 3주 앞두고 취소
  6. 622일 부산, 울산, 경남 강한 장맛비... 강풍, 풍랑 주의
  7. 7다음주 이후 기름값 부담 커진다…국제유가↑·유류세 인하폭↓
  8. 8월성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 2.3톤 바다로 누설
  9. 9울산 남구 불소 공장서 폭발사고…인명·화재 피해 없어
  10. 10밀양 가해자는 예비신랑…유튜버 또 신상 폭로
  1. 1‘탑건’에 나온 美 항모 루즈벨트함 부산에 입항…국내 최초
  2. 2"우키시마호 진실 드러날까"…정부, 일본에 승선자 명부 요구
  3. 3채상병 특검법, 야당 단독 법사위 통과…재발의 22일만 초고속
  4. 4국민의힘, 채상병특검법 통과에 “이재명 충성 경쟁” 맹비난
  5. 5여야 원내대표, 국회의장 주재 내일 원구성 막판 협상
  6. 6한동훈 23일 출사표…부산 국힘 의원 ‘어대한’에 동상이몽
  7. 7박수영 ‘국쫌만’ 22일 200회…남구민 민원 ‘훌훌’
  8. 8환경부 신임 차관 이병화, 고용부 신임 차관 김민석, 특허청장엔 김완기 내정
  9. 9‘지방소멸 대응’ 지자체 펀드 허용한다
  10. 10“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 한반도 유사시 러 개입 시사
  1. 1가덕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나왔다…'Rising Wings'로 선정
  2. 2다음주 이후 기름값 부담 커진다…국제유가↑·유류세 인하폭↓
  3. 3월성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 2.3톤 바다로 누설
  4. 4부산 중소기업인대회 성료…최금식 회장 금탑산업훈장
  5. 51125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1억 9528만 원씩
  6. 6부산 문현금융단지·북항, 기회발전특구 지정(종합)
  7. 7세계인 사로잡은, 시그니엘 오션뷰
  8. 8[뉴스 분석] 공급 부족 서울아파트 ‘꿈틀’…경기 불확실 부산은 ‘눈치만’
  9. 9대왕고래 프로젝트 첫 전략회의…산업장관 "기업투자 반드시 필요"
  10. 10HJ중공업 6000억대 수주 성공…7900TEU급 친환경 컨선 4척
  1. 1중금속 검사 안한 미끼용 멸치, 식용으로 판매한 유통업자 기소
  2. 2부산 사하구 "결혼하면 축하금 및 전세금 지원" 파격제안
  3. 322일 부산, 울산, 경남 강한 장맛비... 강풍, 풍랑 주의
  4. 4울산 남구 불소 공장서 폭발사고…인명·화재 피해 없어
  5. 5밀양 가해자는 예비신랑…유튜버 또 신상 폭로
  6. 6기상청,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 호우주의보 해제
  7. 722일 오후1시30분부터 부산 서부중부동부 호우주의보 발효
  8. 8부산 해운대구, 초등 신입생에 입학금 지원…1인당 20만원
  9. 9부지 96% 확보하고도 해운대 주상복합 4년째 미착공 왜
  10. 10밀양 공기업, 성폭행 사건 가해자 사직 처리…신상공개 고소는 109건으로 늘어
  1. 1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2. 2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3. 3태권도 큰 별 박수남 별세, 향년 77세…유럽서 활동
  4. 4전차군단 독일 헝가리 꺾고 16강 선착
  5. 5BNK 이소희·안혜지 농구대표팀 승선
  6. 6한국 U-20 여자핸드볼 서전장식
  7. 7머리, 올림픽·윔블던 출전 불투명
  8. 8전미르 마저 2군…롯데 1순위 입단선수 얼굴보기 힘드네
  9. 9축구협회 대표팀 감독후보 평가, 5명 내외 압축
  10. 10북한 파리올림픽 6개 종목 14장 확보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연대(連帶)의 중요성과 과학자의 역할
준설, 유일한 치수대책은 아니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남북호’, 부산항의 헤리티지와 원양산업 미래
갑진년 김해시의 ‘값진 주민과의 대화’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천덕꾸러기’ 북항재개발 이대로는 안된다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디지털 치료 허브’ 부산
쿠팡의 분풀이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기회발전특구 지정 ‘글로벌금융허브 부산’ 마중물로
반대 커지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이대로 갈 건가
세상읽기 [전체보기]
포위된 정치, 제22대 국회에 대한 기대
‘고립주의’ 미국, 돌아온 ‘정글’…한반도 해법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의 행보와 러시아 경제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경제권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