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이다. 수산물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냉동 건조 염장 훈제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는데, 처리 과정에서 머리 뼈 껍질 패각 줄기 등 많은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재활용하지 못하고 폐기물로 버려진다. 폐기되는 과정에서 폐수나 악취 유발, 해양투기나 불법 매립, 방치 등 환경적으로 많은 폐해를 유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100만ｔ 이상의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이 중 20%정도는 사료 및 바이오가스 등으로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폐기물로 처리된다.

그런데 최근 많은 연구에서 이들 부산물에는 키토산 알긴산 히알루론산 불포화지방산 등 식품이나 의료산업에 고부가가치자원으로 평가받는 천연바이오 소재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 알려졌다. 특히 일부 북유럽 국가에서 이런 부산물을 소재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선도적인 국가가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 클러스터(Iceland Ocean Cluster, IOC)의 ‘100% fish’ 프로젝트를 통해 수산물을 100% 활용하고자 노력 중이다. 간단한 예를 살펴보면, 자연환경이 척박한 아이슬란드는 어업을 주된 생존 수단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쿼터제로 어획량이 줄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어족자원 활용도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최대한 높여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주된 어획 자원인 대구의 부산물을 남김 없이 활용하려는 연구를 집중적으로 했고, 그 결과 대구 껍질을 이용한 창상피복재, 내장을 이용한 바이러스 치료제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런 연구가 계속 이어져 현재는 대구 부산물의 95%를 활용하게 되었고 식용 부위보다 부산물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성과를 이루는 역전현상을 만들어 냈다. IOC는 어류부산물 활용을 위해 기업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역할과 200여 개의 스타트업 유치로 관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 유럽(EU)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관련 산업화 시설구축 및 제품 개발, 생산 등 해당 산업분야에서 결과물을 활발하게 창출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수산부산물은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니고, 다양한 수산물의 활용연구를 지속한다면 오히려 금광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아이슬란드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양식자원으로는 광어 전복 다시마 김 등이 대표적이며, 어업자원으로는 참치 갈치 고등어 등이 있다. 우리도 수산부산물에 대한 정부와 연구자 간 공감대가 형성되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는 2022년부터‘해양수산부산물 바이오 소재화 기술개발(연구책임자 오철홍)’사업을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수행하고 있다. 국내 각 지자체에서 위생적으로 처리된 수산물(넙치 갈치 연어 참치 다시마 우뭇가사리 김 전복 멍게 등)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산부산물에서 단백질과 다당류 등 유용소재를 추출해 건강기능성식품 소재(근력개선 장건강 뼈건강 수면개선 펫푸드), 의약원료(기능성섬유 아토피개선제 펩톤 창상피복제 초음파겔), 기능성 화장품 소재(항노화 피부재생 등)를 개발하는 중이다.

이제는 수산부산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수산물과 선도적 기술을 갖추고 있는 연구 분야도 있다. 따라서 수산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탈바꿈시켜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수산부산물의 전면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면 우리나라도 아이슬란드나 그 이상으로 수산부산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수산부산물이 쓰레기가 아닌 금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