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인구감소 속도는 빠르다. 특히 2023년 통계청 조사에서 빈집이 11만 4000호에 달해 부산 전체 주택수의 8.6%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크다. 이와 함께 2023년 통계청 조사에서 부산 빈집이 11만4000호로 전국의 특별·광역시 중 가장 많은 도시라는 통계가 나왔다는 점도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부산의 인구가 감소하고 빈집이 늘어나는 것은 젊은 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인력도 감소하고 있다.

내항해운업계의 의뢰로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외항상선대에서도 2027년 약 5만5000명 이상의 해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전망되었다. 우리나라 내항상선은 이보다 심각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취업선원이 2.13%씩 감소하고 있다. 내항해기사의 고령화로 60세 이상의 비중이 57.2%에 달하고 20대 연령의 젊은 초급해기사의 진입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향후 10년간 연 최대 1036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해기사가 부족한 것은 출산율 저조로 인한 인구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구직 선호도의 변화 외에도 사병의 복무기간 단축으로 병역특례제도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이 논의되고 있고 기술적으로는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성과 안전성 등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서 실제 전세계 상선대가 자율운항선박으로 대체되기는 쉽지 않다. 젊고 유능한 해기사가 좀더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도 우리 한국 국적의 젊은이들이 유입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운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당장은 외국인의 국내 유입을 통해서라도 내항선의 해기사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것도 젊고 유능한 해기사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은 내항해운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국무총리실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고용확대를 위한 범정부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고, 해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문을 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외국인 근로자는 가족도 함께 거주할 수 있는 방안과 장기체류를 거쳐서 국적취득까지 이어지는 한국인화 정책의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필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우수한 외국인 해기사를 발굴해서 국내 고용기간을 늘려나가다가 가족과 동반거주를 하면서 영주권 취득과 귀화과정을 거쳐서 한국적 선원화를 하는 방안이 필요함을 피력한 바 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첫째, E-10 비자로 입국해 내항선의 부원으로 승선한 경력있는 외국인 선원을 선발, D-4 비자로 전환해 국내 선원 지정교육기관에서 해기사 양성교육을 이수한 후 E-5 비자로 바꿔 내항선에서 해기사로 취업하는 방안이다. 둘째, 외국인 경력직 부원(E-10 비자)이 2년 근무후 귀국하면 자국내에서 5급 해기사 자격을 취득하고 D-4 비자로 입국한 후 국내 해기사 면허 취득후 E-5 비자로 전환해 내항선 해기사로 취업하는 방안, 셋째는 국내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D-4 비자나 D-10 비자로 전환한 후 국내 지정해기사교육기관에서 양성교육을 받아 5급 해기사 자격취득 후 E-5 비자로 전환해 내항해기사로 취업하는 방안과 넷째, 인소멸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역특화형비자사업을 통해서 외국인 해기사가 가족과 함께 정착, 해당지역에 근거를 둔 내항해운회사에 취업해 장기근속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중 지역특화 비자사업은 부산의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인 영도·중·동구 등을 묶어서 시행한다면 빈집 문제의 해결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토지공사나 부산도시공사 등이 참여해서 빈집을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등 복합적인 인구정책이 함께 추진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해기사가 내국인 해기사로 전환되고, 외국인이 한국인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