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되면서 조속한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 시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특별법은 규제 혁신과 파격적 특례를 바탕으로 투자 유치를 활성화해 도시 발전을 이끌겠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내외 기업이 부산으로 오거나 떠나지 않으면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게 된다. 또한 음악 미술 연극 등 예술인이 모이고 생활축제, 이벤트 등 문화를 일상 속에서 즐길 환경이 조성된다. 부산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품격 있는 문화생활을 하려면 부산이 가진 문화생태계를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국제신문을 주축으로 지난 1월 창립한 글로벌허브도시포럼이 제3회 행사 주제를 ‘글로벌 허브도시로 가는 매력적인 문화도시 부산’으로 정한 이유다. 부산시와 영화의전당 부산시립미술관 등 부산 문화계 전문가가 16일 해운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 모여 부산 문화 현황과 발전 방안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1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제 3회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포럼이 열렸다. 이원준 기자

부산시는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롤 모델로 부산을 국제적인 문화예술 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세계적 전시·공연장을 건설해 부산 해안 곳곳에 두는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부산 북항에는 오페라하우스가 2027년 개관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오페라하우스는 20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콘서트홀을 갖추고 부산콘서트홀과 함께 부산을 공연도시로 키워 갈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기장군은 국내 대표 영화·영상시설 거점지로 육성되고 있다. 문화예술거점 시설이 건립되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기반이 구축되는 셈이다.

문화예술거점 시설이 많아져도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부산시는 시민 누구나 거주지 인근에서 문화생활이 가능하도록 15분 도시 생활문화시설을 갖춰야 하겠다. 이날 발제자인 부산연구원 오재환 부원장이 지적한 대로 지역별 편차가 큰 문화 시설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생활문화센터 21곳이 부산 동구와 부산진구에, 민간 소공연장 75곳이 남구와 수영구에 집중됐다. 복합문화공간 95곳도 해운대구와 부산진구에 몰렸다. 문화예술의 가치를 알도록 시민의 문화 참여와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오 부원장의 제안도 설득력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이내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부산시민은 5.9%에 불과했다.

부산이 글로벌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도 절실하다. 한국 영화 드라마 등 K-컬쳐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데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영상위원회 등 부산 문화 기관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생일 (10월 13일)을 맞아 전 세계에서 팬들이 부산을 찾았다. 풍성한 문화콘텐츠와 스토리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산시는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하도록 이날 포럼에서 나온 의견에 귀 기울여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