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1802~1885)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는 15세기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에서 일어나는 귀족들의 축제와 그로테스크한 환락, 폭도들의 반란, 공개 처형 등을 잘 담아낸 명작이다. 특히 위고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2개의 장에서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독자를 노트르담으로 끌어당긴다. 위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소설가·극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소설로 들어가면 태어나자마자 노트르담 대성당 돌계단에 버려진 꼽추 콰지모도는 부주교인 클로드 프로로에게 입양돼 종탑 종지기로 살며 자신의 흉측한 모습을 숨긴다. 프로로는 성당 아래 광장에서 춤추는 아름다운 집시 처녀 에스메랄다를 향해 금지된 욕정을 품고 콰지모도에게 그녀를 납치해 오라고 시킨다. 그러나 에스메랄다를 연모하는 왕궁 경비대장 페뷔스에 의해 이 계획은 좌절되고, 콰지모도는 감옥에 갇힌다. 그러던 어느 날 심한 채찍질을 당한 콰지모도를 에스메랄다가 돌봐주고, 이후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에게 헌신한다. 프로로가 페뷔스와 에스메랄다를 염탐하다 질투에 사로잡혀 페뷔스를 찌르지만 에스메랄다가 살해죄를 뒤집어쓰고, 콰지모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처형된다. 교수대에 시체로 매달린 에스메랄다를 본 콰지모도는 “내가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이라고 울부짖는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지난 8일 재개관했다. 2019년 4월 15일 일어난 화재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지 5년 8개월 만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작업은 ‘단순한 재건’이 아니라 850년 역사의 상징적 건축물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예술과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19세기 비올레르 뒥(Viollet-le-Duc)이 설계한 높이 96ｍ 고딕 첨탑이 원형 그대로 재건됐고,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구조물 중 하나인 목조 틀은 목수, 임업 전문가, 건축가, 연구자들이 협업해 전통 기술과 현대 기술을 융합하며 복원을 진행했다. 비대칭 원뿔형으로 설계된 새로운 제단은 프랑스 디자이너 기용 바르데의 손을 거쳐 청동 작품으로 재탄생했고, 높이 12ｍ 계단은 베르사유 궁전과 몽생미셸 복원 작업에 참여했던 노르망디 지역에 위치한 오베르라방사(Aubert-Labansat)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은 파리시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각 부문 전문가들과 협업으로 이뤄졌다. 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이번 재개관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퐁피두 미술관 분관 건립을 추진하는 부산시가 ‘제대로 된 미술관’을 위해 배워야 할 교훈이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유정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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