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은 혼란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 민주주의가 흔들리며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했고, 저성장과 가계부채 문제는 소비 축소와 경제 위축으로 이어졌다. 0.7명이라는 충격적인 출산율은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와 미래를 고민하게 했으며, 의대 증원 문제와 정치권의 갈등은 의료대란 초래로 국민적 불안감과 피로를 심화시켰다.

경제와 가정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지러운 형국이다. 저성장 기조와 높은 금리, 가계부채 증가는 부산 경제에도 많은 위축을 불러왔다. 조선기자재업과 자동차 부품 등 주력 산업의 오랜 침체와 고금리 고물가의 부정적 여파는 부산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다. 도약을 위해서는 금융과 정보통신산업, 항공 물류, 이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지만, 2030엑스포 유치에 실패했고, 가덕도신공항 공사업체 입찰은 4차례 유찰 등으로 부산의 경쟁력에 적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그나마 최근 북항 재개발 사업 2단계의 중단 없는 추진과 가덕도신공항과 현대건설 컨소시엄 수의계약(6개월에 걸친 설계 이후 본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 성사돼 부산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감소와 환경 문제, 청년층 이탈 등이다. 대한민국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인 부산은 인구 400만 명의 영광을 뒤로하고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 부족 등으로 현재 330만 명 밑으로 주저앉았다. 엘리트 청년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부산을 떠나고 있고 노인과 빈집만이 부산을 지키고 있다.

여기다 부산대 동아대 인제대 고신대 등 부산지역 4개 의과대학 또한 의대 증원 문제로 1년째 학생들은 휴학하고 전문의 과정 의사들은 병원을 떠나 저마다의 살길을 찾고 있다. 교원 확보와 기반 시설 확충이 안 된 채 윤석열 정부가 주장한 2000명의 의대 증원은 어디로 갈 것인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놓으면 안 된다. 2025년은 변화와 혁신,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실패와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시점이다. 가정과 사회, 기업과 정부가 함께 협력하며 상생의 가치를 실현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영광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보며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한다. 매년 대한민국의 사회 문화 경제적 흐름을 분석하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보고서다. 그는 2025년의 키워드로 ‘Snake Sense’를 제안하며, 예민한 감각과 전략적 선택이 중요한 시대를 예고했다. 그중 중요한 3가지를 살펴보면 ▷옴니보어(Omnivore)-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진 형태로 나이 성별 소득과 관계없이 개인의 취향이 소비를 결정짓는 것인데 젊은 여성이 스포츠에 열광하거나, 거액의 자산가가 소박한 생활용품점에서 쇼핑하는 모습 등 기존 전통적 분류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소비자 개인의 취향을 읽고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 ▷아보하 (Aboha: 아주 보통의 하루)-특별하지 않은 일상에도 감사하며 가치를 발견하는 ‘소확행’을 넘어 평범한 하루에서 삶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가는 흐름이 대한민국 행복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고 있다. ▷토핑경제(Topping Economy)-‘나만의’를 강조하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피자 토핑을 고르듯, 상품에 개인의 취향과 창의성을 더해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개성을 표출하며, DIY(Do It Yourself)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3가지 트렌드 모두 남을 의식하지 않는 나만의 기쁨과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있다. 2025년은 비교와 경쟁이 아닌 함께 나아가며 꿈꾸는 대한민국, 비상하는 부산이 되기를, 모든 가정이 행복한 작은 사회로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지금, 이 순간은 변화와 가능성의 출발선이다. 내가 아닌 우리로, 함께 어우러지는 행복한 2025년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