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 개념을 생각했다는 아이작 뉴턴. 사과가 왜 옆이나 위로 움직이지 않고 아래로 떨어지는지에 착안해 중력 법칙을 깨달았다고 한다. 모든 물건에는 당기는 힘이 있는데 이것이 ‘보편중력’이다. 그러면 왜 사과가 지구를 끌어당기지 않고 지구가 사과를 당길까. 해답은 질량에 있다. 질량이 클수록 가만히 있으려는 관성도 세지기 때문이다.

한때 아파트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호기심 가득하고 장난기 많은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벽돌 아령 소주병 등 물건을 아래로 던져 주민이 다치는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 2015년 경기 용인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이 떨어뜨린 벽돌에 50대 여성이 맞아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뉴턴이 발견한 보편중력과 초등학생이 벌인 일탈에 낙하란 공통점이 있다.

이와 성격이 다르지만 낙하물로 인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20분께 경남 창원NC파크에서는 높이 17ｍ 창문에 달린 구조물이 떨어져 20대 야구팬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자매 중 언니가 유명을 달리했고, 동생은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루버’라고 불리는 이 구조물은 통풍과 빛 조절 기능을 한다고 알려졌다. 알루미늄 재질로 무게 60㎏, 길이 2.6ｍ, 폭 40㎝다. 18개가 매점 위 벽면에 설치돼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매점 지붕에 떨어지고 피해자쪽으로 튄 것으로 보인다. 벽에 붙어 있던 구조물이 왜 떨어졌는지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1일부터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지난해 창원시 안전진단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창원NC파크는 2019년 2월 완공됐다. 1270억 원이 투입된 야구장은 최대 1만7891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5개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모든 경기를 연기했다. NC파크에서는 3일까지 경기하지 않는다. KBO는 3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경기 시작 전 묵념하고 선수들은 검은 리본을 달아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했다. 이 기간 경기장에서 공식 응원은 없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달 22일 개막했다. 10개 구단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10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한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구장 안전 없이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야구장에 간 사람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