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오는 6월 3일로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됐다. 다음 달 10, 11일 후보자 등록에 이어 다음 날부터 6월 2일까지 22일간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한다. 대선 시계가 작동함에 따라 각당 대권 후보들은 표심을 얻으려 정책과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시민에게 선보일 부산 발전 공약을 서둘러 개발해야 할 시점이다. 주요 현안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면 차기 정권에서 사업을 추진할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김필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앞줄 가운데)과 김용빈 사무총장(앞줄 오른쪽) 등 전국의 시도 선관위 관계자들이 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 관리대책 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챙겨야 할 부산 현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트라이포트(가덕도신공항·부산항·철도)를 갖춘 부산을 국제물류·금융·규제자유 특별구역으로 지정, 전면적 규제 혁신과 특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특별법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부산 정치권 협치 ‘1호 법안’으로 재발의됐으나 여전히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미적거리는 탓이 컸다. 더욱이 특별법이 윤 전 대통령 주요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유력 대선 후보 기조에 따라 백지화될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이 국가균형발전 방안으로 한국형 연방 모델 ‘부산특별자유시’를 제안한 점에 주목해야 하겠다. 특별법보다 획기적인 규제 완화, 자치 계획권·입법권을 가지는 게 핵심이다. 부산시는 특별법을 중심에 두되 여러 안을 탄력적으로 수정·보완해 공약화 할 필요가 있다.

지지부진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도 고삐를 죄어야 한다.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면 산은 이전은 필수적이다. 이 사업은 윤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됐으나 민주당과 산은 노동조합 반대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전국 시민단체가 지역간 연대를 앞세워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점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와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이 지난 7일 연 토론회에 참석한 전국 시민단체가 ‘산은 부산 이전’을 촉구했다. 호남은 예금보험공사 농협중앙회, 충청은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의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지역 간 연대는 산은 이전을 반대하는 민주당에 찬성 명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산은 부산 이전’ 공약에 시민단체는 물론 시도 간 연대를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하겠다. 이와 함께 가덕도신공항 제 2활주로 건설처럼 인프라를 갖추는 프로젝트와 함께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첨단 산업 유치 등 시급한 과제가 많다.

부산시는 과거처럼 특정 정당에 기대서 여러 현안을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부산 발전 공약을 제시하는 묘수를 찾아야 하겠다. 부산정치권, 시민단체 등과 힘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