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영업이사

12월 결산법인은 통상 3월 말까지 즉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이내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보고서는 주주들에 대한 사업성과를 공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의 상황을 가장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자료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기 때문에 공신력이 있고, 내용에 대한 법적책임도 있어 다른 내용보다 우선해서 살펴보아야 할 정보다.

사업보고서 제출 시 감사보고서도 함께 첨부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감사보고서는 사업보고서 내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감사보고서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확인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보고서를 말한다.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개최 2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가 통지 또는 공고되거나 1주일 전까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한 공고가 완료되어야 한다. 올해를 예로 들자면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3월 31일까지는 주주총회를 마쳐야 하기에 3월 21일이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부감사법(주식시장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법인들은 외부감사(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회계감사는 주로 한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 제3의 독립된 전문가인 감사인(회계법인)이 회계기준(국제회계기준 또는 K-IFRS)이나 회계감사 기준에 맞게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를 조사하고 감사의견을 표명하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한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가 완료되면, 감사인은 최종적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감사보고서 안에는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표명하게 되어있다. 감사의견은 크게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로 나뉜다. 감사의견이 중요한 이유는 감사의견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의 경우 직접적인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감사의견은 보통 ‘적정’의견이 정상이다. 하지만 감사의견이 ‘적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 감사의견‘적정’이 의미하는 것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 및 내부회계제도에 대한 의견이지 그 기업의 건전성, 장래성 및 경영자의 능력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년 적자인 회사라도 회계처리 기준에 맞게 재무제표를 작성했다면 감사의견 ‘적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감사의견에 있어 비적정은 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 순으로 수위가 높아진다. 코스피 상장사는 부적정이나 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또 2년 연속 한정의견을 받아도 상장폐지 대상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다. 상장폐지 실질심사과정에서 개선기간부여 등의 방식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기도 하지만 거래정지기간이 장기화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에게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엄격한 잣대의 하나인 감사보고서를 통해 증권시장에서 상장유지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 상장폐지(Delisting)를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사업(반기)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부적정, 영업정지, 부도발생, 자본잠식 등이 그 사유다.

사업보고서 미제출 상태로 10일이 지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 상장폐지 기준에 들어가게 되면 우선 매매가 중단된다. 이후 상장폐지실질심사를 거쳐 거래를 재개할지 개선기간을 부여할지 상장폐지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상장유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도 바로 상장을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후 일정한 유예기간동안 폐지기준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확정하고 7일간의정리매매를 거친 후 상장폐지 되는 것이다.

올해는 관리종목도 아니었는데 바로 의견거절을 당한 기업들도 속출해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는 좀비기업들이 시장에 존속하는 것을 막아 상장된 종목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상장폐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형식적 상장폐지’로 파산이나 모든 영업활동 중지 등 명확한 사유발생 시 거래소 종목의 경우 1년 동안 개선기간이 부여되는 조치다. 이때 15영업일 이내 이의신청의 기회는 주어진다.

다른 하나는 ‘살장페지 실질심사’다. 재무 부실과 법률위반 등의 판단이 필요 시 부여되는 상장폐지 유형으로 형식적 상장폐지와는 달리 개선기간 부여가 거래소종목의 경우 최대 2년, 코스닥종목의 경우 최대 1.5년이 주어지는 조치다. 상장폐지 요건을 모두 강화하여 올해부터 개선기간을 단축시킨 측면이 있다. 심의절차도 축소되었고 특히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3심에서 2심으로 변경되었다.

감사의견 가운데 ‘감사의견 거절’은 기업이 상장된 시장이 거래소인지 코스닥인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유가증권 시장인 거래소에서 최근 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인 경우(연결 감사보고서 포함)나 2년 연속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이 감사범위 제한인 한정의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해당기업은 15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최대 15영업일이 추가로 주어진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거래재개 되며, 대상에 해당되면 심사가 진행된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비적정인 부적정, 의견거절, 범위제한 한정인 경우에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기에 투자자들에게는 보다 심각한 경고메세지가 된다. 이와 같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면 해당기업은 15영업일 이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 해결을 위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대상이 되면 지정사유와 관계없이 회사전반에 대해 심사가 진행된다. 매출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회복 가능성 등 영업지속성과 재무상태 안정성, 최대주주나 경영진의 불법행위 여부, 내부통제제도 훼손여부, 회계처리 투명성, 공시의무 사항에 대해 악의나 상습성 여부 등이 심사대상이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라 통보받으면 그 시점부터 20영업일 이내 상장폐지로 가야할지 개선기간을 줄지, 거래재개할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개선기간이 부여될 경우에는 해당기간 동안 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사업을 개선하는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는 총 2496개사로 유가증권 시장에는 808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는 1703개 기업이 상장되어 있다. 외부감사법에 의하면 외부감사인은 회사에 대해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에 감사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회사는 감사보고서 수령당일 거래소에 공시해야 된다. 만일 이러한 절차가 제대 이생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10일 안에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자폐지 대상이 된다.

만약 상장폐지가 결정된다면 7거래일 간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주식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를 잠시 허용해 준 제도다. 상장폐지 후 재상장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때론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법원에서 받아들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리매매 기간은 단 7일이다. 정규장에서는 30분마다 단일가로 거래가 이루어지며, 상한가, 하한가 모두 없다. 정리매매 기간이 끝나면 결국 주식이 시장에서 사라 지는 상장폐지를 맞이한다. 상장폐지가 되고나면 본인이 투자했던 돈을 전부 잃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이라도 자금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정리매매기간에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