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을 주도할 해양수산부가 연말까지 부산에 온다. 그 의미는 정부 부처 한 곳 이전이 아니다. 대한민국 생존 전략인 해양수도권 육성이다. 해양수산 관련 공공기관 이전, 해운·물류 대기업 유치, 해사법원·동남권투자은행(공사) 신설이 동반 추진되는 이유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이전은 큰 문제 없이 진행 중이다. 해수부 이전을 시작으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창간 78주년을 맞은 본지는 ‘부산 미래 100년 이끌 해수부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 해양수도 육성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이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염창현 기자

해양수도 육성 동력은 북극항로 거점도시에서 나온다. 공공기관·대기업 이전과 함께 북극항로 중심도시로 거듭날 때 해양수도는 현실이 된다.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 경남 경북 전남 등 남부권이 북극항로 거점도시에 걸맞은 산업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북극 물류 허브 구축(부산) ▷북방 에너지 물류 기지화(울산) ▷극지 선박 건조 및 해양장비 제작(경남) 등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철강(포항)과 석유화학(전남)도 북극항로 거점의 배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하겠다. 북극항로시대를 얼마나 잘 준비하는가에 대한민국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장동혁 의원이 해수부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충청권 출신(충남 보령·서천) 의원으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수권 정당의 대표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면 그 의미는 다르다. 지난 28일 열린 인천 연찬회에서 부산 출신 의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자 그는 “이재명 정부의 해수부 졸속 이전과 성급한 연내 이전을 반대한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해수부와 산하기관, 산업은행까지 모두 이전해 명실상부 해양수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제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이 아니다. 과거 대한민국호를 이끌었던 정당 대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최근 해수부와 부산시가 해양수도 육성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남권투자은행과 투자공사를 놓고 해수부는 공사를, 부산시는 은행을 선호한다. 해수부가 부산시와 부산 기업에 HMM의 산업은행 지분 중 일부를 인수해달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국가 중대사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당연하다. 토론을 벌여야 다양한 발상이 나온다. 하지만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조직 이기주의나 당리당략 차원에서 나온 발언은 해양수도 육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 발전을 생각해 애정을 가지고 하는 말과 개인·정당 이익을 좇아 하는 말은 다르다. 양측 수장과 핵심 관계자들이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눠야 한다. 내년이면 같은 곳에 사는 이웃이 된다. 한몸처럼 움직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