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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항 미래, 항만배후지역에 달렸다 /구시영

배후 산업단지가 물류허브 열쇠

상설협의체 구성, 유기적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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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물류허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2006년 11월 그곳에서 한국 원로경제인 모임(IBC포럼)의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 최대 선사의 두바이 지점장이 이런 얘기를 꺼냈다. "세계 10대 항만인 두바이의 제벨알리항은 인근 경쟁항보다 하역요율이 높고, 요율 협상 또한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기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잠시 뜸을 들인 그는 해답을 내놨다. "그만한 메리트(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 메리트의 핵심은 항만배후의 거대한 산업물류단지입니다."

이 배후단지의 공식 명칭은 '제벨알리 자유지역'(JAFZ)이다. 각국 선사들이 환적물량을 확보하고, 이곳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싣기 위해서는 제벨알리항에 배를 댈 수밖에 없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했다. 배후단지를 통해 화물을 스스로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원스톱 서비스체제인 JAFZ 운영기관의 간부는 "개장 초기(1985년) 30개였던 입주기업 수가 지금은 6000개(100여 국가)에 이른다"고 기자에게 설명했다. 두바이 대외교역의 40% 이상이 JAFZ에서 이뤄지고, 중동에 진출한 외국기업 대부분이 이곳에 물류기지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동북아 물류허브를 지향하는 부산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만 배후의 기능과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부산항 신항으로서는 배후단지 활성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두바이뿐 아니라 싱가포르, 상하이, 로테르담, 함부르크, 앤트워프 등 선진 항만들도 마찬가지다. 화물 창출과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만 배후에 대규모 물류단지를 구축, 가동하고 있다. 이들 단지에는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생산·유통·정보 등을 총괄하는 본부가 있다. 기업 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물류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면 부산항은 어떤가. 신항 북컨테이너 부두 배후단지에 15개 사가 들어와 있고, 나머지 15개사는 내년 말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또 인근에 웅동배후단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주요 항만들보다 훨씬 늦은 데다 규모 면에서도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특히 신항의 추가 부두 개장으로 물동량과 화물차 등 통행량이 갈수록 늘고 있으나 배후 수송망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임시방편식 대응에 머물러 있다. 신항의 관할권이 부산시·경남도 양쪽으로 나눠진 것은 설상가상이다. 이 곳의 모 입주업체 간부는 "배후단지가 활성화하지 않아 문제점이 많은데, 행정구역마저 쪼개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부산항은 세계 5위 컨테이너항이다. 하지만 유럽~미주 간선항로에 있는 최적의 입지와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물류 인프라와 항만배후단지가 제때 공급되지 않은 요인이 크다. 게다가 신항 배후단지는 생산·조립·가공 등 부가가치 창출이 아주 미흡한 상태다. 신항 배후의 강서 국제산업물류단지 조성사업도 별 차이가 없다. 이 사업은 부산시의 최대 역점 프로젝트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두바이형 포트-비즈니스 밸리)에 포함돼 있다. 정부는 '강서를 국제적인 산업물류도시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본지 2008년 7월 16일자 1면 등 보도). 그러나 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계적으로 물류전쟁이 치열하다. 이런 추세에서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배후단지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해외 선진 항만들의 사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항 배후지역 조성에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단체들이 힘을 모으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부산항만공사도 부산시의 지원만 바랄 게 아니라 강서국제산업물류단지에 일정 부분 투자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 신항의 배후지원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상설협의체를 설치·운영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배후 산업물류단지를 얼마나 잘 개발해 운영하느냐에 부산항 미래와 신항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을 관계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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