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검투사 유적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로마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 있었다. 콜로세움(원형경기장) 지하감옥이 일반 관광객들에게 사상 처음으로 개방됐던 것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주인공 막시무스가 어둠 속에서 검투사 동료들과 경기장에 나가기 전 절망감 속에서 기다려야 했던 그 장면을 느껴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앞다퉈 찾는다고 한다. 조상 잘 둔 덕(?)에 엄청난 돈벌이를 하는 그네들이 부럽다.

이층 구조로 된 지하감옥은 집단으로 갇힌 검투사들에서 풍기는 악취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의 냄새가 진동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처형이나 죽음의 경기 등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력성은 사라진 지 오래고 로마인들의 천재적인 건축 실력을 뽐내고 있을 따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해 맹수들을 지상 경기장으로 올려보낸 특수 엘리베이터다. 2000년 전에 이런 첨단 설계를 한 그들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검투사들을 동원한 격투기와 전차경주는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스포츠였다. 특히 피의 향연을 연출했던 격투기를 보면서 로마 시민들은 '악마의 본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던 것이다. 광대한 로마제국 곳곳에 경기장이 건설됐고, 죽음의 전쟁이 벌어졌다. 변방이었던 잉글랜드 북부 요크에서 몇달 전 검투사들로 추정되는 유골들이 대거 발굴된 적도 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뭣하랴.

검투사 경기는 원래 일종의 인신공양에서 비롯됐다. 집안 장례식때 목숨을 걸고 싸우도록 해 사후 세계에서 섬기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게 스포츠로 발전했지만 결국 살인을 위한 잔혹한 구경거리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니 스파르타쿠스의 난은 필연적 결과라 하겠다.

콜로세움의 화려한 성공이 시작된 지 한 달도 못돼 '검투사 악재'가 터져 나왔다.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됐던 '검투사의 집'이 폭우 공격과 보수로 무거워진 지붕을 지탱하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검투 경기의 역사를 기록한 프레스코 벽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찾는 곳이었기에 그 상실감이 어떨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득실상반(得失相半)이라고나 할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령 3터널 추진 땐 재개발 차질…사업 멈춰달라”
  2. 2오시리아 ‘리빙 대첩’…롯데-이케아 경쟁이냐, 시너지냐
  3. 3석대 쓰레기매립장, 수목원으로 대변신
  4. 4캠퍼스 심야 술판…방역 의식이 취했다
  5. 5부산 명지에 싱가포르 바이오기업 R&D센터 선다
  6. 6‘줌’ 8월 유료화된다는데…교육현장 대체 플랫폼 찾기 골치
  7. 7굳건한 윤석열, 맹추격 이재명…PK 민심 어디로
  8. 8[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물음표 가득한 윤석열, 느낌표 부족한 국힘 플랜B
  9. 9북항 오페라하우스 관할전 중구 판정승
  10. 10코스닥 상장사 1500개 시대 개막…부울경 100개사 건재
  1. 1굳건한 윤석열, 맹추격 이재명…PK 민심 어디로
  2. 2[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물음표 가득한 윤석열, 느낌표 부족한 국힘 플랜B
  3. 3문 대통령 “부동산 원칙 조속 결정하라”…김부겸 “국정 국민통합에 방점”
  4. 45·18 구애 행렬…여야 잠룡들 ‘호남선 정치’
  5. 5여야 요직 곳곳 포진, 시험대 선 부산 의원
  6. 6이광재 “이재용·전직 대통령 사면 분리를”
  7. 7김부겸 총리실에 부산 출신 신진구·반선호 합류
  8. 8국힘 비영남 당권주자들의 ‘영남당 논란’ 활용법
  9. 9홍준표, 복당 반대파 연일 비판 “뻐꾸기 정치 안돼”
  10. 10[뉴스 분석] 불씨 남은 당청 갈등…부동산 정책이 최대 뇌관
  1. 1오시리아 ‘리빙 대첩’…롯데-이케아 경쟁이냐, 시너지냐
  2. 2부산 명지에 싱가포르 바이오기업 R&D센터 선다
  3. 3코스닥 상장사 1500개 시대 개막…부울경 100개사 건재
  4. 4“휴대폰 요금 25% 할인 챙기세요”
  5. 5“북항사태 조기 수습” 재차 밝힌 문성혁 해수장관…결자해지 나설까
  6. 6HMM,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창사 이래 최대
  7. 7부산, 1위 횟감 연어 수정란 시험양식 나선다
  8. 8‘일자리 만들기’ 노력 빛나는 예탁원
  9. 9항만사업자 부당행위 막을 법률안 발의
  10. 10정부 관광벤처사업 공모, 부산기업 12개사 선정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령 3터널 추진 땐 재개발 차질…사업 멈춰달라”
  2. 2석대 쓰레기매립장, 수목원으로 대변신
  3. 3캠퍼스 심야 술판…방역 의식이 취했다
  4. 4‘줌’ 8월 유료화된다는데…교육현장 대체 플랫폼 찾기 골치
  5. 5북항 오페라하우스 관할전 중구 판정승
  6. 6부울경 메가시티 합동추진단 7월부터 가동
  7. 7부산지역 보건소 보건증 발급 중단…요식업 “병원은 3~10배 비싸” 분통
  8. 8MZ세대 표심 잡아라…구청장들, 청년정책 앞세워 스킨십
  9. 9재개발 전직 간부, 조합 사무실 불 지르고 달아나
  10. 10양산 ‘사송’ 초교 신설 오락가락 행정에 학부모 혼란
  1. 1BNK 썸, 김한별 영입…베테랑 공백 해소
  2. 2탈꼴찌 급한 거인, 독수리 사냥 나선다
  3. 3김광현, MLB 무패 질주 제동…김하성과 첫 투타대결 무승부
  4. 4동의대 류지수, 태권도 협회장기 정상
  5. 5‘79전 80기’ 이경훈, PGA 첫 우승 번쩍
  6. 6경쟁자 마이너행…양현종, 다시 선발 꿰찰까
  7. 7첫날부터 골잔치…K리그 유스팀 경기력 빛났다
  8. 8“유망주에 많은 기회, 신구 조화 잘 이뤄갈 것”
  9. 9박지수 WNBA 복귀전, 존재감 과시
  10. 10부산 아이파크, '2021시즌 홈 레플리카 유니폼' 선보여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웅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글로벌 방역 플랫폼 참여 준비 끝냈다 /천스중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 2.0’ 시대 /손병두
기명칼럼 [전체보기]
암호화폐 무조건 부정만 할 것인가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윤석열의 5·18론
미술관 기행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탄소세와 한계비용제로 /안영철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원안위, 고리 1호기 해체 심사 통과의례 안 된다
부실조사가 초래한 시민공원 부지 오염 사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갈 길 먼 2030 엑스포 유치전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정책 제언 [전체보기]
유니콘기업으로 도시재생 해법 찾다 /김민정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